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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_줄거리,인물분석,서사구조

by yosomoney 2025. 4. 4.

조커 영화 이미지

줄거리 :아서 플렉의 붕괴와  재탄생

2019년 개봉한 영화 '조커(Joker)'는 DC 코믹스의 대표적인 악당 캐릭터 ‘조커’의 기원을 다룬 독립적인 작품으로, 히어로 영화라는 틀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깊이 있게 담아낸 심리극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의 연출과 호아킨 피닉스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로 완성된 이 작품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커’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물론, 주인공 아서 플렉의 인물 심리 분석, 그리고 비정형적인 서사 구조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조커’는 단순히 한 인물이 악당이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결과물로서의 인간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조커’의 중심인물인 아서 플렉은 고담시의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광대입니다. 사회의 최하층민으로 살아가며,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 웃음을 제어할 수 없는 병까지 겪고 있습니다. 그는 낮에는 각종 행사에 고용되어 풍선을 불거나 복장을 입고 아이들을 즐겁게 하며 일하지만, 꿈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입니다. 코미디 쇼를 보며 웃음을 연습하고, 대본을 필사하면서 무대에 설 날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그가 사는 세계는 너무도 냉혹합니다.

영화 초반부에서 아서는 거리에서 폭행을 당하고, 직장에서는 허위 사실로 인해 해고당합니다. 정신과 치료는 복지 예산 삭감으로 중단되고, 약도 끊기게 되며 점점 현실과의 연결이 끊어집니다. 유일한 가족이자 정신적 의지였던 어머니 페니 플렉마저 과거의 어두운 진실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서는 완전히 무너집니다.

지하철에서 처음 살인을 저지른 이후, 아서는 극심한 혼란과 동시에 해방감을 느낍니다. 사회가 자신을 내버렸다는 생각은 점점 강해지고, 그에 대한 분노는 자아를 조커라는 인물로 바꾸어갑니다. 이후 그는 유명한 토크쇼에 출연해 사회 전체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마침내 무대 위에서 공개 살인을 저지릅니다. 이 장면은 고담시 전역에 폭동을 불러일으키고, 그는 우연히 시민들에 의해 경찰차에서 구출되어 군중 속에 추앙받는 ‘상징’이 됩니다.

아서는 단순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의 이야기는 한 개인의 심리 붕괴와 그를 둘러싼 구조적인 폭력이 교차한 결과이며, 영화는 이를 통해 시스템의 붕괴가 어떤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인물 심리 분석: 조커, 아서 플렉의 내면

아서 플렉은 고독한 인물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사회와 연결되기를 원하지만, 반복되는 실패와 무시로 인해 점점 현실로부터 단절됩니다. 그의 웃음은 즐거움이 아닌 고통과 공포의 표현이며, 제어할 수 없는 웃음 발작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더 큰 오해와 배척을 받게 만듭니다. 그의 정신적 고통은 명확한 질병으로 구분되기보다는, 현실 세계의 무관심과 차별, 그리고 구조적 폭력의 누적된 결과입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며,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도 ‘토마스 웨인이 자신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믿음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 의미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허상임이 밝혀지며, 아서는 절망 속에 빠져듭니다. 현실을 직면하는 것이 너무 괴롭기에 그는 환상 속 세계로 도피하기 시작합니다. 소피와의 관계가 실제가 아닌 허상으로 드러나는 장면은 그의 정신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결국 아서의 정신은 조커라는 자아에 의해 완전히 장악됩니다. 조커는 아서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분노와 복수심, 고립감이 형상화된 존재입니다. 그는 더 이상 현실을 통제할 수 없는 희생자가 아닌, 스스로 현실을 파괴하며 존재를 증명하려는 파괴자로 변모합니다. 이 전환은 인간 심리가 얼마나 쉽게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이며, 조커는 단지 정신 이상자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붕괴가 만들어낸 비극적 산물임을 보여줍니다.

호아킨 피닉스는 이러한 아서의 복잡한 감정과 점진적인 붕괴를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표현해냅니다. 그의 체중 감량, 말투, 눈빛, 그리고 조커로 변모하는 순간의 몸짓 하나하나는 캐릭터의 심리를 완벽하게 시청자에게 전달하며, 공포와 연민, 분노를 동시에 자극합니다.

 

서사 구조 분석: 비정형적 흐름과 상징

‘조커’는 전통적인 영웅 서사 구조나 3막 구조를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관된 플롯보다는 아서의 내면 변화에 집중한 파편화된 전개 방식을 채택합니다. 이 같은 구조는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의 내면에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들며, 각 장면의 상징과 의미에 대한 자율적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서사 구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영화가 명확한 갈등 구조를 보여주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무너지는 아서의 삶을 통해 ‘붕괴’라는 주제를 중심에 둔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사건의 연속이 아니라 감정의 누적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의 어느 시점에서 아서가 무너졌는지 모르게 만들 정도로 매끄럽게 흐릅니다.

상징도 서사의 핵심 도구로 활용됩니다. ‘계단’은 아서의 감정 상태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로, 영화 초반에는 힘겹게 계단을 오르던 아서가 조커로 변한 이후에는 경쾌하게 내려오며 춤을 춥니다. 이는 억눌린 인물에서 해방된 인물로의 변화, 혹은 윤리적 한계를 넘어선 인물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또한 영화는 시각적 스타일을 통해 서사를 강화합니다. 고담시의 어둡고 답답한 분위기,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연출, 조커의 의상 색감은 그 자체로 인물의 심리를 대변합니다. 미장센 하나하나가 서사의 일부로 작용하며, 조커가 상징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조커가 정신병원에서 걷는 장면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그의 상태를 암시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관객에게 명확한 결말을 제시하지 않고, 오히려 질문을 던지며 끝남으로써, 조커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영화 ‘조커’는 단순히 악당의 탄생을 그린 영화가 아닙니다. 이는 현대 사회의 무관심과 불평등, 정신 질환과 구조적 폭력에 대한 고발이며, 우리 모두가 아서를 외면한 결과로써 조커라는 인물이 태어났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영웅도 악당도 아닌, 시대의 희생양이며 동시에 거울입니다.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그가 남 이야기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커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고 섬뜩한 캐릭터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