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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_ 줄거리,연출,반응

by yosomoney 2025. 4. 8.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영화이미지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는 2024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감성 드라마입니다.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주연은 ‘오펜하이머’로 대중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은 배우 킬리언 머피가 맡았습니다.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이 작품은 아일랜드의 역사, 가톨릭 사회의 어두운 과거, 그리고 한 인간의 양심과 용기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줄거리와 함께 역사적 배경, 배우들의 연기, 관람 포인트 등을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역사적 배경과 줄거리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배경은 1985년 크리스마스를 앞둔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입니다.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않지만, 전통적인 가톨릭 신앙과 공동체 중심의 삶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곳입니다. 이 마을에서 석탄 배달을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 빌 퍼런은 착실하고 조용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의 일상은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가족을 향한 따뜻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수도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간 그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합니다. 지하실에 감금된 듯한 소녀, 불안한 눈빛, 침묵 속에 숨겨진 공포. 그는 그 사건을 보고도 바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서사의 전환점이 아니라, 관객에게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윤리적 고민을 유도합니다.

 

영화가 다루는 실제 역사적 배경인 ‘마그달렌 수녀원(Magdalene Laundries)’은 18세기부터 1990년대까지 운영되었던 교회 주도의 교정시설입니다. 미혼모, 문제 청소년, 가난한 여성들이 강제 수용되어 노동을 하며 인권을 침해당했던 아픈 역사가 존재합니다. 감독은 이러한 무거운 사회적 사실을 드러내기보다는, 한 개인의 시선에서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관객이 스스로 진실에 접근하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단순한 계절 배경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구원의 상징이자 가족과 온정의 시기를 선택함으로써, 더욱 대비되는 감정적 긴장감을 형성합니다. 빌의 내적 갈등은 점점 고조되고, 그는 ‘그저 눈 감고 지나칠 수도 있었던 일’ 앞에서 결국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 결정은 거창하거나 영웅적이지 않지만,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용기’에 대해 말합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 포인트

킬리언 머피는 이 영화에서 단연 중심축입니다. 격렬한 감정보다는 내면의 미세한 변화와 망설임, 그리고 무게감 있는 침묵으로 인물을 표현합니다. 그가 맡은 빌 퍼런은 특별한 사건을 겪은 인물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이웃이자 가장이며 노동자입니다. 하지만 그 평범함이 주는 현실성은 관객이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특히 눈빛 연기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눈빛은, 한 인물이 윤리적 딜레마 앞에서 어떤 감정의 흐름을 겪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의 연기는 지나치게 감정을 강조하거나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관객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감독 팀 미엘란트는 TV 시리즈 ‘피키 블라인더스’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연출가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과묵한 연출’을 통해 서사의 진중함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잦은 클로즈업, 배경음악의 최소화, 정적인 롱테이크 등이 주로 사용되며, 관객이 인물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영화의 미장센 또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차가운 회색빛 자연과 어두운 실내 공간, 침울한 수도원의 벽은 인물의 내면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동시에 따뜻한 벽난로의 불빛, 가족이 모인 식탁의 분위기 등은 인간 관계 속의 희망과 위안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시각적 대비는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를 잘 전달해줍니다.

 

대사 또한 절제되어 있습니다. 인물 간의 침묵은 때로는 대사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특히 빌이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방식은 관객이 캐릭터와 함께 고민하도록 만들어줍니다. 이처럼 연출과 연기가 맞물려 만들어낸 감정의 흐름은, 관객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오랫동안 여운을 간직하게 합니다.

 

 

관람 포인트와 평론가 반응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화려한 장면이나 긴장감 넘치는 반전 없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는 관객에게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지만, 감정을 따라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의 깊은 감동을 안겨줍니다.

 

관람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디테일입니다. 인물의 작은 행동, 눈빛, 배경에 놓인 소품들까지 모두 스토리의 연장선으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빌이 수도원 지하에서 소녀를 발견했을 때 입고 있던 옷의 색감, 불을 켜는 방식 등은 모두 ‘불편한 진실’을 암시하는 장치로 쓰입니다.

 

둘째는 침묵의 미학입니다. 이 영화는 말하지 않고 보여주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합니다. 빌이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마음속으로 무거운 고민을 하는 장면은, 대사 없이도 그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국내외 평론가들은 이 작품을 "단순한 구조 속에 복잡한 윤리적 질문을 담은 수작"이라고 평가합니다. 로튼토마토에서는 92%의 신선도를 기록했으며, 가디언, 인디와이어 등 유력 매체들은 ‘조용한 용기에 대한 찬사’라는 평을 남겼습니다.

국내 관객 반응 역시 긍정적입니다. “눈에 띄는 장면은 없지만, 마음속에 계속 맴도는 영화”, “킬리언 머피의 연기력에 감탄”, “책을 읽는 듯한 서정적인 감정선” 등의 감상평이 많습니다. 특히 원작을 읽은 독자들은 영화가 소설의 분위기를 매우 충실히 옮겼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영화가 너무 ‘정적’이라 지루하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는 이 장르 특성상 피할 수 없는 부분이며, 영화가 던지는 윤리적 질문에 몰입할수록 오히려 그 정적임이 작품의 미덕으로 작용합니다. 혼자 조용히 사색하고 싶은 날, 혹은 감정을 정돈하고 싶을 때 보기 좋은 영화로 추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작고 사소한 일상 속 선택이 어떤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킬리언 머피의 진중한 연기, 역사에 바탕한 서사, 그리고 침묵 속 감정을 그려낸 연출은 관객에게 깊은 감정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대사 없이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영화는, 감정에 민감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상을 안겨줄 것입니다. 원작 소설과 함께 감상하면 그 깊이는 더욱 배가될 것입니다. 지금 이 영화를 통해 ‘당신이 마주할 용기’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